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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평 동해천에 은어가 돌아왔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0. 6. 26. 08:10

북평 동해천에 은어가 돌아왔다
정비사업 후 동해천 주시해야
2010년 06월 19일 (토) 10:18:17 김영란 기자 wdkokomo@hanamil.net
   
 

동해천은 북평면 동해리에서 와룡마을을 거쳐 바다에 이르고 있는 준용하천으로 이곳에 최근 은어가 돌아와 산란을 하는 등 서식지를 되찾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동해리 윗마을에 완성된 동해제 댐을 막기전엔 은어가 돌아오는 봄철이면 인근 마을주민들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은어잡이로 동네가 떠들썩했다고 한다.

그러나 댐을 막고 난 후 하천의 수량이 줄게 되자 보를 넘지 못한 은어들은 동해천 끝자락에서 산란을 하게 됐고 차츰 개체수가 줄어 지난 10여년간 거의 돌아오지 않았었다는 것.

   
 
  수년만에 돌아온 은어를 하천정비공사로 자칫 잃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흙탕물 속을 헤엄치게 된 은어의 모습  
 
은어는 1급수 수질에서만 서식하며 '모천회귀'를 하는 1년생 민물고기로 연안에서 성장해 3~4월에 하천으로 올라와 9~10월에 알을 낳은 후 대부분 죽는 걸로 알려지고 있다.

와룡마을에 올해 은어가 다시 대거 찾아온 것은 올해는 잦은 비로 하천의 수량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마을 앞까지 은어가 올라올 수 있었던 걸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보를 차고 올라온 은어에게 수난이 닥쳐 한참 성장하거나 산란을 앞둔 은어떼들이 하천공사로 인해 다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동해천 정비공사로 수년만에 회귀한 은어들이 흙더미에 깔리거나 흙탕물 속에 겨우 살아가고 있다.

물이 맑은 하천과 그 하구에 서식하는 은어는 오염된 하천에서는 살지 못해 은어의 회귀로 동해천이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고 있으나 공사로 인해 살아남아 있는 은어가 언제 다시 사라질지 모르는 지경이 돼버린 것.

이곳에는 한참 자라고 있는 15cm 정도의 은어들도 있지만 대부분 20cm이상 자란 은어들로 산란도 못한 채 죽게 된다면 동해천에서 언제쯤 또 은어를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은어는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타 시·군에서는 은어 치어 방류행사를 갖거나 수정란을 부화상자에 담아 호수안에 풀어 포획을 금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인공방류와 수정알들이 회귀습성을 잃어가 은어의 형질 열성화를 막기 위해 회귀습성을 간직한 새끼은어를 해마다 다시 풀어 넣고 있기도 하다.

또 충북 옥천 지역에서는 인공적인 은어서식지를 만들어 은어를 이용한 특산물 생산과 은어 서식지 확대 등으로 소득자원화 기반조성을 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시키고 있다는 대대적인 홍보도 하고 있다.

한편 군관계자는 동해천 정비공사는 동해와 와룡마을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우기에 하천이 범람할 것을 대비한 국비지원사업이라고 밝혔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의 은어 생태관련 전문가는 "은어로 봐서는 공사를 하면 안되겠지만 공사를 굳이 강행해야 한다면 은어들이 연안으로 옮겨가는 11월~다음해 1월 정도 시기가 은어 생태계 피해를 가장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은어를 또 다시 잃어야하는 위기에 처해 있지만 1급수의 민물고기들이 동해천을 찾아와 개체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생태환경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로, 지속적인 관리만 된다면 마을관광상품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들도 나와 앞으로 군당국의 주의와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