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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로 장애도 이겨낸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0. 1. 9. 11:06

달리기로 장애도 이겨낸다
시각장애 김미순씨 남편과 사랑의 레이스
올해도 풀코스 도전
2009년 12월 31일 (목) 14:23:23 노영수 기자 5536@hnews.co.kr
   
 
   
 

지난 제7회 땅끝마라톤대회 때 시각장애를 딛고 풀코스(42.195㎞)를 완주한 김미순(인천시·49)·김효근씨 부부<사진>가 올해도 해남을 찾는다.

서로의 손목에 끈을 묶고 함께 뛰는 김미순·김효근 마라톤 부부가 오는 2월 7일 열리는 제8회 땅끝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일찌감치 참가접수를 마친 것.

부인 미순씨는 시각장애 1급이지만 이 부부는 지난 대회에서 풀코스를 4시간26분만에 완주해내며 군민들과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었다. 부인 곁에는 항상 믿음의 끈으로 연결돼 함께 뛰어주는 남편 효근씨가 있어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이 부부에게는 가능한 일인 것이다.

효근씨는 차량통제도 잘 돼 안전하게 달리기를 즐길 수 있었으며 먹거리도 풍부하고 모두 친절해 너무 좋은 추억이 돼 올해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부부는 풀코스만 벌써 20여번 완주했음은 물론 울트라마라톤도 완주하는 등 마라토너들 사이에선 유명스타이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다고 말하는 이 부부는 지난 2004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녀가 온 몸에 혈관 염증이 생기는 희귀병인 베체트병을 앓다 8년여 전 시신경이 망가져 앞을 보지 못하게 된 후 부터이다. 그녀는 시름도 깊었지만 지난 2000년 남편과 함께 간 중국 여행에서 만난 한의사가 운동을 권유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마라톤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사업관계로 평소운동을 하지 못했던 남편이 함께 뛰어주지 못해 결국 지인의 도움으로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1년여 동안은 지인의 도움을 받았지만 한계가 오고 결국 남편이 부인을 위해 운동화 끈을 동여맸다. 처음 운동장 다섯 바퀴도 버거웠던 그는 부인에 대한 사랑으로 1년도 채 안 돼 10㎞, 하프, 32㎞, 풀코스를 모두 완주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달리기로 부인과 사랑을 키워 나가는 동안 36인치이던 허리사이즈가 32인치로 주는 등 건강도 챙겼다. 그녀도 6년여 동안 꾸준히 마라톤을 하면서 매달 가던 병원도 1년에 두 번만 갈 정도로 건강해졌다. 이들 부부의 사랑이 가져다 준 결실이었다. <노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