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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면 미야리 프라케씨의 '새해희망'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0. 1. 9. 11:06

송지면 미야리 프라케씨의 '새해희망'
"대학도 다니고 운전면허도 따고 싶어요"
2009년 12월 31일 (목) 14:15:20 노영수 기자 5536@hnews.co.kr

   
 
  결혼 10주년을 맞는 송지면 미야리 프라케씨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새해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새해에는 대학에도 다니고 운전면허증도 따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특히 지금처럼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냈으면 합니다"

송지면 미야리에 사는 프라케 카엠줌파(태국 출신)씨는 새해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해남에 온 지 벌써 10년. 그녀는 이젠 웃는 일만 있어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단다. 남편 박진석씨와의 행복한 결혼생활은 10주년을 맞고 큰딸 경진(8)이와 아들 현주(7)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어능력시험 3급에도 합격했다. 지난해 3월부터 해남군다문화지원센터에서 컴퓨터를 공부하고 있는 그녀는 워드 3급 필기시험에도 합격했으며 오는 2월 실기시험 준비에 한창이다.

그녀는 "살다보니 좋은 일들로 가득하다"며 "해남사람들이 항상 따뜻하게 대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송지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영어강사 일을 하고 있는 그녀는 이제 대학교에서 아동사회복지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 계약직이 아닌 공부방 교사에 정직으로 취직하고 싶은 꿈을 키우고 있다. 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던 그녀는 새해 편입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운전면허에도 도전하고 한국어능력시험 5급에도 도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무엇이든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는 그녀는 다문화지원센터 프로그램을 통해 꿈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처음 해남에 시집왔을 때만 하더라도 꿈꾸지 못했던 일들이다.

'안녕하세요'만 할 줄 알던 그녀. 대화는 손짓 발짓을 동원해야 가능했다. 주위에 국제결혼을 온 이웃도 없다보니 모든 것도 혼자 해결해 가야 돼 속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밝은 성격의 그녀는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며 실전(?)으로 한국어를 배웠다. 

저녁만 되면 송지초등학교로 운동 나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는 곳이면 찾아가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것을 물으며 한국어를 배웠나갔다. 집에선 어린이TV와 EBS방송을 보고 김 양식업을 하는 남편은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옆에서 도와주는 훌륭한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종종 남편과 가족과 나들이도 다니며 해남생활을 익혀나갔다.

처음 낯설어 하던 이웃 주민들도 이젠 그녀가 속상해 할 때면 부모처럼, 가족처럼, 친구처럼 보살펴 준다.

박 씨는 "일부 국제결혼을 한 남편들이 부인을 밖으로 못나가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함께 이해하며 살아야 낯선 해남생활에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며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젠 해남사람보다 더 해남사람처럼 생활하는 그녀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에서 가족들과 새해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