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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생활을 정리 하려니…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1. 1. 7. 12:59

30년 생활을 정리 하려니…
삼산면사무소 농업6급 정진수 계장 정년
2011년 01월 03일 (월) 16:20:22 김영란 기자 k119@hnews.co.kr
   
 
 

삼산면사무소 농업6급 정진수(59)계장의 공직생활 30년을 정리하는 정년퇴임식이 지난 28일 면사무소에서 열렸다.

"오늘이 마지막 출근이었다는게 실감이 안나는데 내일은 어쩌려나 모르겠네요" 정년퇴임 당일날 아침 정진수씨의 말이다.

퇴임식날도 여느날과 다름없는 시간에 출근을 해 업무를 보았다는 정씨는 "실감이 나지 않는게 사실이며 내일도 출근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이번 정년이 그 누구보다 더 의미가 깊다.

지난 2005년 대장암 선고를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을때만도 절망적이었지만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건강이 회복돼 남은 임기를 다 마칠 수 있었던 것.

그 무렵 함께 일했던 직원이 대장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던 터라 더욱 마음이 약해졌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번 정년퇴임은 그에겐 남다른 감정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삼산면 원진리가 고향인 그는 30년 중 27년을 고향 마을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복이었다고 말한다.

그 중 공무원 초창기부터 시작됐던 새마을운동 당시의 기억이 선하며 산이면에서 근무하던 중 배추파동을 겪어 농민들이 애써 지어놓은 농작물을 갈아 엎어야 했을 때 가장마음이 아팠었다고 전했다. 그도 역시 40년전부터 농사를 지어온 터라 농민들과 같은 마음이었다며 또다시 그런 아픈일들이 생기질 않길 바란다고 농민의 마음까지 아우렀다.

3남2녀의 자녀를 둔 정씨는 정년퇴임후에는 그동안 혼자 농사를 도맡아 짓느라 고생한 아내와 함께 농사에 전염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윤해원 삼산면장은 "지난 27일 직원들의 마음을 모은 송별회를 통해 아쉬움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전했다.

덧붙혀 "부디 멍에를 벗어나 이제껏 쌓아온 경험으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갖길 바란다"고 전하고 영예로운 정년퇴임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