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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3년, 돼지 3마리가 60마리로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3. 21. 20:52

귀농 3년, 돼지 3마리가 60마리로
① 마산 화내 양기풍씨
2009년 03월 21일 (토) 10:29:59 박성기 기자 skbak21c@hnews.co.kr

지방자치단체의 귀농인 지원정책에 따라 도시민 귀농이 늘고 있다. 하지만 오래 전에 귀농해 정착한 귀농자들은 무작정 시골에서 농사나 지어야 하겠다는 현실도피형 귀농은 자칫하면 떠돌이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한 판단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해남에 귀농해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귀농에 대한 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귀농 3년차 양기풍씨는 돼지사육으로 희망을 찾아간다.  
 

돼지 한 마리가 우리를 탈출하자  식구 모두 돼지 생포에 나섰지만  지금 그 돼지는 야생 돼지가 됐을 것입니다. 딸 아이 2명이 키운 닭이 나은 계란을 돈을 주고 사서 다시 아이들에게 먹이고 이런 재미를 어디서 만끽할수 있겠습니까.
 지난 2007년 마산면 화내리로 귀농한 양기풍씨 가족이 귀농으로 얻은 즐거움이다.
 지난 2006년까지 경기도 부천에서 자영업을 했던 양씨, 부천에서 생활하며 몇 차례 해남을 방문한 후 귀농을 결정했다.
 그가 해남을 선택한 이유는 누나의 영향이다. 도시생활을 접고 먼저 귀농한 누나의 귀농생활이 동경의 대상이었다. 양씨 누나의 귀농생활은 부족한 것 같았지만 자신을 해남으로 내려오게 하기에 충분한 삶이었다.
 2007년 2월 가족들과 귀농을 결정한 후 양씨가 먼저 해남으로 내려왔다. 마산면 화내리에 빈집을 구했다. 약간의 비용으로 집을 고쳤고 3000여평의 논밭을 임대했다. 또 집주인이 이사가며 남겨둔 돼지 세 마리도 샀다.
 집이 고쳐지자 부인과 딸 둘도 해남으로 내려왔다. 본격적인 귀농생활이 시작됐다. 무슨 농사를 할까 고민하다, 구입한 검정돼지 3마리를 밑천삼아 흑돼지 사육을 결정했다.
 최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막사를 지었다. 돼지도 60마리로 늘렸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돼지에게 시판 사료도 먹이지 않는다. 농산물 부산물을 먹이고 음식물 찌거기를 발효시켜 먹인다. 예전 방식 그대다.
 이렇다 보니 양씨의 돼지는 성장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돼지고기 맛을 본 사람들은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특유한 맛에 감탄한다.
 또 현재는 돼지 판매로 인한 수입도 많지 않다. 알음알음으로 주위사람들에게 한 두마리씩 파는 것이 전부다.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조급해 하지 않는단다. 조급해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육방식을 찾고 판매방안도 마련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양씨의 귀농 생활은 느긋함이다. 느긋하지 않으면 또 해남을 떠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직접 부딪혀 방법을 찾는다. 도시생활에 비해 수입은 적지만 생활비 등이 적게 들어 아직까진 큰 어려움이 없다.
 양씨는 2년여 귀농생활에서 직접 체득한 농촌생활을 기반으로 지금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돼지사육을 통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수익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검정돼지 사육과 일반돼지 병행사육, 유통업체와 연계한 판매망 확보 등을 계획하고 있다.
 양씨는 귀농생활에 만족한다며 자신이 조금만 노력하면 충분히 만족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