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속 해남 5일장 나가보니 | ||||
"하나라도 팔려면 나와야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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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추위에도 자리 지키는 상인들 폭설이 내렸던 지난 6일 해남읍 5일시장. 밤 사이 눈이 수북히 쌓이고 도로도 꽁꽁 얼어붙었지만 이른 새벽부터 시장에 나온 상인들의 모습은 예전과 다름이 없다. 영하로 떨어진 추위에 가만히 앉아있기도 어려운지라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며 혹시나 찾아올 손님들을 기다리지만 시장 안은 추운 한파만큼이나 썰렁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해남은 영하 10.5도까지 떨어졌다. "미나리 얼마에요” 날씨가 조금씩 풀리자 사람들의 발길이 틈틈이 이어지지만 가격을 물어 올뿐 닫힌 지갑에선 쉽게 돈이 나오지 않는다. "어쩌겠어요. 하나라도 팔려면 나와야지" 채소가게 김옥희씨의 한숨 섞인 말. 추위도 추위이지만 이날 상인들을 더욱 춥게 만든 건 꽁꽁 얼어붙어 풀리지 않는 경기다. 이 같은 시장경기가 하루 이틀 이어진 건 아니지만 이날은 몸도 마음도 더욱 시리다. 김 씨는 "갈수록 5일시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어들어 장사하기 힘들다"며 "5년 전에 비해 3분의 1이나 팔면 잘 판 것"이라고 말한다. 장보러 나온 주부 모두 경기가 어렵다 보니 꼭 필요한 것 아니면 사지 않고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다리품 팔아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가장 싼 곳에서 물건을 산다. 30여년 전부터 시장에서 장사하고 있는 서장열씨는 10년 전만하더라도 15~20만원 정도 벌었는데 요새는 5만원 벌기가 힘들다고 한다. 직접 새우와 미꾸라지를 잡고 굴 바지락 등을 캐 모아놨다가 5일장이 서는 날에 맞춰 나와 팔지만 예전처럼 다 팔고 빈 바구니로 집에 간 적이 드물단다. 서 씨는 "대형마트가 생기고 도로가 잘 뚫려 목포 등으로 쇼핑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5일시장에 사람이 없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의 모습은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저녁까지 장이 섰지만 요새는 점심시간만 지나도 사람이 없어 상인들도 하나 둘 장사를 시작한다며 애들 대학교육을 마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숨짓는다. 이날 매일시장에서 장사 하다 5일시장으로 옮겨 왔다는 한 할머니는 매일시장에 사람이 없어 이리 왔는데 마찬가지란다. 이 같은 현실에 해남군에서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용주차장 확보와 외곽도로 진출입로 연결 등 교통 소통대책을 계획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얼마나 효과가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도로를 개설한다 해도 새로 난 도로에 노점상만 자리 잡게 돼 도로는 또 다시 주자창이 된다며 노점상들을 시장 안으로 옮기는 방안이 더 시급함을 강조했다. 상인들은 깎아 주고 덤으로 주어도 손님이 없다보니 갈수록 장사하기 어렵다며 군민들이 5일시장을 많이 이용해 줄 것도 부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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