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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넘어 만학 기쁨에 흠뻑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11. 5. 07:20

칠순넘어 만학 기쁨에 흠뻑
지서표 노인문화재해설사
2008년 10월 31일 (금) 14:07:26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문화재 공부도 재밌는데  서예·서각 배움도 '쏠쏠'

평생 농사만 지어오다 70이 넘어서야 만학의 기쁨에 빠져 사는 지서표(74)씨, 그는 매일같이 배우고 공부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지씨는 70세까지 소작을 포함 150여 마지기의 농사를 지어왔다. 농사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70세가 되면 그동안 못다 한 공부를 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그 목표대로 70이 되자 그는 농사일을 접고 배움의 길에 뛰어들었다.

제일 먼저 시도한 것이 노인문화재 해설사 활동과 서각 서예였다. 5년째 노인문화재 해설사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관광객들에게 더 많은 해설을 해주기 위해 관련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의 근무처는 미황사다. 주 3회 미황사에서 해설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관광해설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연구한다.

직접 지은 미황사 14경 설명문을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미황사 창건설화에서 나온 지명도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찾아 나서는 일에도 열심이다.

또 해남의 관광지도에 잘못 표기된 점도 일일이 체크하고 해남 곳곳 관광지 안내판의 오류도 찾아 바로잡아 줄 것을 여기저기에 요구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노인문화재 해설사 활동을 하면서 해남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됐다는 그는 문화재 관련 서적을 보는 게 또 하나의 낙이 됐다고 말한다.

문화관광해설 재미에 빠져 사는 그는 틈틈이 서예와 서각을 익혀왔다. 틈틈이 익힌 서예와 서각이지만 한국예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았고 한국미술대전 추천작가로도 활동했다.

그의 서각 작품들은 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삼호학당 현판과 삼호학당 강당에 걸린 학훈도 그의 작품이고 현산농협과 평암보건소에도 그의 작품이 걸려있다.

그가 추구하는 철학은 정신과 물질의 조화이다. 물질이 풍부한 시대,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 건강한 삶, 조화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지씨는 인생철학과 관련된 서적 탐독에도 열심이다.

또한 그는 자녀들에게 정신 수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신제가 일기장을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 수신제가 일기장에는 정신수양을 위해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이 기록돼 있고 그 일을 했는지 여부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70이 넘어 배움의 의미를 새록새록 느껴가는 지서표씨, 그의 배움의 여정은 기쁨과 깨달음의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