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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을 저마을 도로공사 잔치났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10. 29. 16:57

이마을 저마을 도로공사 잔치났네
2008년 10월 24일 (금) 10:39:13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해남군, 민원성 사업에만 200억원 집중 편성
2차 추경 나눠주기식 예산편성 비판 커

해남군이 올 2차 추경예산 45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예산을 농로포장과 도로 확포장 같은 민원성 주민숙원 사업에 편성해 각 마을이 때 아닌 공사붐을 맞게 됐다.  

군은 이번 추경 예산에서 농로포장에 21억여원, 마을회관 17억4000만원, 배수로 공사에 19억5700만원 등 주민숙원사업비에 117억을, 농어촌도로 확포장 사업비 20억원, 도시계획 도로개설비에 6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같은 추경예산편성 결과 97곳 마을에서는 농로포장 공사가, 62개 마을에서는 쉼터조성과 개보수 사업이, 80개 마을에서 배수로 공사가, 19개 마을에서 안길포장, 88개 마을에서 하수도 정비공사가 진행된다. 여기에 마을 진입로 공사, 승강장 공사, 회관 신축 등의 공사까지 합하면 해남의 전 마을이 각종 도로공사 잔치를 맞게 된다.

추경예산 절반에 가까운 예산이 각종 민원성 숙원사업에 집중된 것과 관련해 공무원들 내에서도 집중성과 특색이 없는 나열식 예산 편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모 공무원은 주민들의 숙원을 처리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추경예산 절반을 그 같은 예산에 집중한 것은 해남군의 정책 부재에서 나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예산편성에 대해 군의회 추경 예산심의과정에서도 논란이 된바 있다. 모 의원은 군이 제출한 추경예산안을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랐다며 해남군 예산편성이래 이번과 같은 주민숙원성 예산편성 집중은 처음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모의원은 주민 숙원성 예산의 집중은 자칫 선심성 예산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해남군이 추구해야할 주요 정책을 잡지 못한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 의원도 이번 추경은 승인했지만 내년도 본예산에도 이러한 예산편성을 했을 경우 예산승인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추경에 주민숙원성 예산이 집중된 것과 관련해 군은 정부로부터 받은 교부세가 지난해 말 46억원에서 올해 말에는 245억원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고 해명했다. 생각지도 못한 교부세를 200억원 더 지원받게 되자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주민생활민원 예산에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군이 주창해온 해남읍 경제 살리기나 농촌경제 및 관광인프라 구축 등에  나름의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식의 소규모 공사 위주에 집중 투자하는 한계는 벗어났을 것이란 게 군의회의 주장이다. 한편 군은 내년예선편성을 위해 각 실과별로 특수시책보고회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