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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울림이 있었던 작은 문화제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6. 22. 15:32

감성과 울림이 있었던 작은 문화제
'고정희 문화제' 대안 문화축제 만들어
2009년 06월 15일 (월) 13:47:42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고인이 추구했던 시대정신인 공공의 가치와 공동체적인 삶을 담아낸 고정희 문화제가 삼산 송정리 고인의 무덤에서 열렸다.  
 
감성이 있고 울림이 있었던 작은 축제. 고정희 시인을 기리는 400여명의 지역민과 지인들이 만들어낸 고정희 문화제는 감성을 자극하고 주제에 충실한, 그러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주로 여성들로 구성된 고정희 기념사업회는 축제 장소를 고씨의 고향인 삼산 송정리 생가와 고인의 무덤, 무덤 인근 소나무 동산을 선택, 자연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사람이 있고 감성이 있는 축제를 만들어냈다. 철저히 자연과 사람을 사랑했던 시인의 고결한 시 정신에 맞춰 축제장소도, 축제 내용도 선택한 것이다.

지난 6일 삼산면 송정리 마을은 서울과 해남 등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종일 북적거렸다. 생가에서는 고씨의 지인이자 연세대 교수인 조한혜정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조 교수는 고정희 시인이 살았던 시대정신이자 시인이 추구했던 공공의 가치와 더불어 공동체적인 삶의 중요성을 강의했다. 경쟁과 무한 도전보단 공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작은 단위인 학교 교실과 마을에서부터 공동체적인 삶을 배우고 찾아야 함을 조 교수는 담담히 들려줬다.

고인의 무덤에서 열린 추모제 행사에선 고정희에게 바치는 노래와 춤 굿이 열렸는데 진혼제 형식인 춤 굿은 관중들과 함께 꾸며 장엄함을 연출했다. 송정리 뒷산 잔디광장에서는  시인의 유품과 원고, 시화전 등이 전시됐고 해남 공무원노조 여성부 차장인 김해숙씨의 고인의 시 낭송을 비롯해 배진성 교사의 가곡, 퍼포먼스, 스쿨밴드의 노래 공연이 문화제 대미를 장식했다.

고정희 시인은 삼산면 송정리에서 태어나 1975년 현대문학에 데뷔, 또 하나의 문화 동인과 민족문학 작가회의 이사, 여성신문 초대편집주간 등으로 활동했다. 고 시인은 1991년 지리산 계곡에서 불의의 사고로 실족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