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군 동면농공단지, 한약제품, 정화조, 타월양말, 생활자기, 식탁의자, 전자제품부품 등 도시주변 소규모공단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공산품들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국내 최고의 상품을 생산하는 일류 기업이 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광주에서 차로 30분 거리, 너릿재를 넘어 사평 쪽으로 가다 우측으로 접어드는 동면 운농리에 있는 동아에스텍㈜은 도로 가드레일과 교량용 방호 울타리 등 도로안전시설물 제조업체로 품질이나 시장 점유율 등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회사 난간제품을 사용한 영종대교, 광안대교, 압해대교, 그 밖에 한강의 모든 대형교량에서 지금까지 단 한건의 교통추락사고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강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성능이 좋다는 증거죠." 한상원회장(57, 해남군 송지면출신)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인 26세에 창업해 지금까지 31년간 한 우물을 파며 노하우와 기술력을 쌓아온 결과다. 시골 농공단지 공장에서 연매출 1000억여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동아에스텍의 저력이 무엇일까 궁금한 필자의 눈에 책상 앞에 놓인 10여권이 책들이 들어왔다. '미래산업전망대', '2020 새로운 미래가 온다', '애프터쇼크', '오리진이 되라', '비자트 3.0', '리딩으로 리드하라', ' 살아남기 위하여' 등 미래전망 트렌드의 책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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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기업 오너의 책상위에 수북이 쌓여있는 책들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이 책을 다 읽으셨습니까? 읽고 있는 중입니다. 이렇게 주로 시골에 있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는데 독서는 혜안과 위기대응능력을 길러주지요. 해마다 3, 40권정도 읽는데 책에서 많은 것을 얻습니다.
이렇게 여러 권의 책을 읽으시고 최근에 얻은 것이 무엇인지요. '미래산업전망대'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운영하는 SERICEO 콘텐츠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경영자들에게 상상력과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은 단 13년이라고 하지요. 또 다른 통계를 보면 30년이 지나면 80%의 기업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이런 현실 속에서도 오래도록 살아남는 듀폰, 3M, GE와 같은 기업도 있습니다. 이들이 100년 이상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여 변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동아에스텍은 회장님이 직접 개발한 도로안전시설 제조 특허와 지적재산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 뵈니 경영자로서의 면모가 더 돋보이는군요. 저는 엔지니어출신이 아닙니다. 정식으로 철근구조물 제조를 공부한 것도 아니고 원래 시작은 진열장으로 쓰는 앵글이나 철재울타리를 조립해서 파는 일을 했습니다. 제가 사업 시작하던 무렵은 호남 쪽은 철강재산업 불모지였어요. 핫코일이 포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관련업종은 전부 부산?경남이 독점했지요. 그런데 88올림픽 직전에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세계1위라는 뉴스가 계속 나왔어요.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교통사고 사망률1위는 치명적이죠. "아, 도로시설에 투자를 하겠구나"생각을 했는데 실재로 86년도부터 SOC투자는 물론 도로안전시설투자를 대폭 늘리더군요. 회사를 키우려면 앵글조립만 갖고는 어렵고 철재를 '직접 생산·시공'해야겠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지금 기술개발 특허를 100여개 갖고 있는데 이 사업하면서 기술자가 됐다고 봐야죠.
4대강 공사 등 우리나라는 전 국토에서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니 동아에스텍은 앞으로도 전망이 무척 밝아 보입니다만. 저희회사는 4대강 수혜회사는 아닙니다. 그러나 회사전망은 밝지요. 대형교량용 안전보호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리 회사만 생산능력을 갖췄고 현장 시공 경험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개발한 삼중 굴곡 도로가드레일(충격흡수형 고규격 Thrie-Beam가드레일)은 교통사고 시 소형차는 밑에 끼는 것을 막고, 대형차는 추월을 방지하는 피해최소화 기능을 갖춰 시장지배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습니다. 또 신기술을 적용한 건축물 바닥공사용 거푸집인 데크-플레이트를 당진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기능?시공성?가격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기존제품보다 뛰어나는 것으로 평가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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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보 ● 1954년 해남군 삼산면 상가리 출생 ● 광주상업고등학교 졸업 ● 조선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력 및 회사연혁 ● 1983. 02 동아산업 개업 대표 ● 1989. 09 동아산업(주) 설립 대표이사 ● 1996. 01 동아기공(주) 설립 대표이사 02 화순군 동면 농공단지 입주 11 신기술 제품 개발 (충격흡수형 고규격 Thrie-Beam가드레일) ● 1997. 04~05 산업재산권 출원 (특허 12건, 국제실용신안 1건, 실용신안 17건, 의장 18건 등) 08 신기술 제품 실물충돌실험 기준만족 (미국 TTI, 미국 NCHRP Report 350) 10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남지부 5대 대의원 ● 1998. 04 건설 신기술 제10호 지정 10 교량용 강재방호책 제품개발 12 ISO9002 품질인증 ● 1999. 05 유망 중소기업선정(전남도) 06 충격흡수형 고규격 Thrie-Beam가드레일시스템 실용신안 등록 10 벤처기업 지정(중소기업청) 12 조달청-우수제품 선정(충격흡수 형 고규격 가드레일) ● 2000. 04 대한전문건설협회-철물공사 부문 우수회원사 선정 12 중소기업청- 기술경쟁력 우수기업 지정 ● 2001. 12 동아에스텍(주)상호변경 대표이사 ● 2002. 07 INNO-BIZ기업 지정(중소기업청) 12 우수기업 선정(중소기업청) ● 2003. 07 건설 신기술 제388호 지정(건설교통부) 11 제7대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남도지회장 ● 2004. 06 DS 강성차등형 가드레일 실물차량 충돌실험 성공 (국가기준 만족) 08 한국 증권거래소 주식상장 09 DS 강성차등형 가드레일 특허등록 심사통과 10 강재방호책 SB5급 실물차량 충돌실험 공공* (국가기준 만족) 12우수품질인증(DS 강성차등형 가드레일) ● 2005 03 벤처기업 지정(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 06 우수제품 인정(조달청) 12 기업정보화 우수기업인증(정보통신부) ● 2006. 02 교량용 강재방호책 SB4급(2단형)실물차량 충돌시험 성공 03 광주상공회의소 제19대의원 11 제8대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남도지회장 연임 ● 2008. 08 당진공장 준공(건축사업 이지(EG데크) 수 상 ● 1999. 03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문건설기술부문' 장려상 수상 04 전라남도청 '자랑스런 전남인' 선정 ● 2002. 03 성실납세자 재정경제부장관상 수상 12 중소기업대상(지역개발분야, 중소기업청) 수상 ● 2003. 05 제38회 발명의날 철탑산업훈장 수훈 ● 2010. 07 은탑산업훈장 수훈 | |
전반적인 내수산업의 침체 속에서도 계속 회사를 키워 온 비결이 바로 기술경쟁력의 우위군요. 또 기술력과 함께 어떻게 미래를 내다보고 적시에 투자를 하느냐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상장회사인 만큼 투자자들이 화사의 향후 발전전망에도 관심이 클 것 같은데요. 조만간 현재 화순공장 뒤쪽에 지금보다 두 배가 큰 6,000평 부지를 확충, 제2공장을 지을 겁니다.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송진규교수팀과 손을 잡고 국책과제인 아토피 없고 미생물유해가 없는 친환경 콘크리트를 생산할 예정인데 미래 산업의 3대 키워드가 '그린', '스마트', '바이오'라고 하지 않습니까? 친환경콘크리트 수요증가를 예측한 전략이지요.
그동안 어려웠던 때는 없었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실패의 공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제가 창업에 나선 것은 군대에 다녀온 뒤 해남 고향집에서 일손을 돕고 있었는데 한해가 들어 끼니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였어요. 초기엔 규모가 작고 원재료를 사다 조립만하다보니 부가가치도 없고, 부실채권도 생기고 했는데 직접 생산하면서부터는 워낙 철저히 하다 보니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지금 세계경제가 무척 위태로운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온 것이라 봅니다.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부채가 없어야합니다. 그래야 글로벌경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지난 6월에 재광해남향우회 회장을 맡으셨는데 각오는? 출향인들의 고향사랑은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해남은 특히 향우회가 잘되고 있다고 봅니다. 서울도 그렇겠지만 광주는 매번 체육대회 때마다 2,500~3,000명이 모이지요. 아마도 전라남도 22개 시군 중에서 가장 참여도나 결속력, 그리고 정체성이 높은 모범적인 향우회가 아닌가싶어요. 선배회장님들도 모두 봉사정신이 투철하시고 사심 없이 고향을 위해서 봉사해주셨다고 생각됩니다. 이 전통을 잘 이어 가야지요.
미래변화에 관심이 큰 기업경영자의 눈으로 해남이라는 주식회사를 운영하신다면 어떤 전략을 쓰겠습니까? '고산문화클러스터'라고 이름해 볼까요? 저는 해남에 내려갈 때마다 연동에 있는 녹우당을 들릅니다. 지난해에 고산 윤선도유물전시관이 개관됐는데 '윤두서자화상'을 비롯해 해남윤씨 녹우당 종택의 유물 4천6백여 점을 소장, 전시하고 있지요. 물론 대단한 일인데 저는 고산 윤선도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조명돼야한다고 봅니다. 오우가(五友歌)의 가치는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랴/' 얼마나 기가 막힌 노래입니까? 오우가 하나만 가지고도 기념사업, 문화산업으로 연계해 캐릭터제작판매나 이벤트 등을 할 수 있고 외국 관광객 유치를 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더 연구를 해야 합니다. 공룡화석지, 명량대첩지도 좋지만 특히 문화클러스터로서 녹우당이 중심에 있으면 좋겠고 문화산업으로 해남이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김원자 편집고문·언론인·호남대객원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