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신문/해남을빛낸사람들

임판길(전 보훈연수원장)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1. 6. 29. 10:30

임판길(전 보훈연수원장)
2011년 04월 04일 (월) 11:27:16 해남신문 hnews@hnews.co.kr

   
 
 
한반도의 지형과 지명, 그리고 조선상고사를 통해 비밀을 깨닫고 지난해 9월 '천하의 중심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출간한 해남군 옥천면 영춘리 출신 임판길씨(73). 그는 요즘 독자들로부터 예언가라는 소리를 듣는가하면 초판 2천부가 동이 나버리는 놀라운 일을 겪고 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의 지진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방사능재앙을 암시한 내용 때문이다.

"고구려의 전성기인 광개토왕과 장수왕 때 사람들은 스스로 고구려가 천하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신라의 삼국통일로 대륙사관은 반도사관으로 찌그러들었죠. 그러나 2020년대 대한민국은 남북이 통일되어 중국·일본과 손잡고 5백 년간 조화의 문명으로 세계를 이끌어 갑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오존층 파괴를 우리나라만 피해 가고 인류는 환경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한반도로 몰려올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해남은 생명잉태의 비밀을 간직한 축복받은 땅이죠." 다소 황당하기까지 한 이 이야기를 임씨는 조선시대 지리학자 김정호 선생의 동여도에 나타난 덕음산, 옥천종, 우슬치, 차일봉 등의 지명과 인근의 지세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지진보다도 더 무서운 방사능공포로 어수선한 요즈음, 경기도 기흥에 살고 있는 임판길씨와 강남터미널에서 만나, 그가 15년에 걸쳐 연구, 조사하고 마침내 책으로 펴냈다는 '천하의 중심 대한민국' 얘기를 듣기로 했다.

   
   

안녕하십니까? 지난해 펴낸 책에서 2040년 경 일본열도의 1/3침몰을 주장하고 자연재앙에 대한 경고를 하셨는데요. 그게 생각보다 빨리 오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 요즘입니다. 선생님은 어떤 근거에서 그런 내용을 쓰셨는지요?

일본침몰에 대해 얘기한 것은 제가 처음이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수없이 많은 지진과 화산피해를 겪었고 그 원인에 대해서도 '판구조론'으로 설명이 되고 있어요. 일본 스스로도 몇 년 전 '일본침몰'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어 충격을 준 사실이 있지 않습니까? 다만 저는 지구온난화의 진행상황으로 보아 예상보다 빨리, 2040년경으로 그 시점을 잡았다는 거죠.

2040년 경으로 년도를 적시한 근거를 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어요?

지구는 지표로부터 지각, 맨틀, 외핵, 내핵이라는 층상구조로 이루어져있고, 지표를 구성하는 지각은 맨틀의 상부와 함께 약 100km정도 두께의 판(plate)으로 구성되어있어 틀의 대류로 인해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들 판의 경계에 놓여있는 일본,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미국 캘리포니아, 칠레, 아이티 등에서 지진과 화산 활동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약 2천만 년 전 인도지각판이 아시아대륙판을 계속 밀치는 바람에 아시아대륙이 갈라지면서 그 틈 사이로 바닷물이 채워져 동해가 되고 대륙에서 떨어져나간 것이 일본열도라고 해요. 지금은 태평양지각판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앞으로 일본의 해양지각판이 태평양판과 두 아메리카 대륙 지각판에 밀려 위기를 맞게 되는데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면 갑작스럽게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 전조가 보이고 있는 것이죠.

선생님은 일본열도의 침몰 말고도 한국이 고대 동이족이 차지했던 광활한 영토를 되찾게 될 것이라 하셨는데요.

아주 옛날에 중국 사천성은 바다였다고해요. 최근에도 인도 판이 중국으로 밀고 들어와 지각이 붙었다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대지진이 일어나고 있는데 2008년 사천성대지진이 그 예죠. 중국땅도 몇천만년이 지나면 세 개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 지각판들이 구불어지면서 열점대가 생기기 때문이예요. 중국 지괴의 산서성 지역에 열점대가 형성되어 하북성, 산동성, 강소성을 동쪽으로 밀면 황해는 육지가 될 것입니다. 이로서 대한민국은 고대 동이족이 차지한 영토를 되찾게 되는 결과를 얻게되고요.

먼 훗날의 일이지만 정말 무서운 재앙이네요. 우주에서 보았을 때 지구는 유일하게 생물체가 살 수 있는 천국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근래에 잦아진 자연재해들을 보면 그냥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고 뭔가 인간들이 저질은 오만에 대한 경고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습니다. 지구의 역사를 모면 현생인류 이전에도 인류의 조상이 있었고 이들은 어떤 연유인지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인류가 나타났습니다. 현생인류는 자기중심적 이기주의로 자연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주범이 되었으며 그 결과 인간에게 재앙이 오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위기를 느끼면서도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은 지금 코앞에 놓인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하게 됩니다. 우리민족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서 이렇게 오랜 기간 연구하시고 책까지 펴낸 이유는 무엇입니까?

연보

● 1939년 해남군 옥천면 영춘리에서 출생
● 옥천 초등 23회 졸업
● 해남중 9회 졸업
● 목포고 8회 졸업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한국사상사학과를 만학으로 졸업

경력

● 1960년 고등학교 졸업후 보통고시 4급합격
● 1965년 국가 보훈처에서 공무원으로 출발
● 36년간 봉직 후 이사관으로 퇴직
● 공직생활 동안 13권의 논문, 책 출판

논문/저서

- 일본 영국의 보훈제도 소개(1987.12.25)
- 미국의 신체장애분류지침(1988. 7. 30)
- 한·일 신체장애등급과 보상체계 비교(1988. 6. 30)
- 국가유공자 및 유족의 보상수준지표설정과  접근방안(1988. 6. 30)
- 1987년도 국가유공자 사회 지표(1988. 4. 30)
- 일본의 보훈제도 동향(1988. 12. 25)
- 국가보훈대상자 복지세대의 실태(1989. 4. 10)
- 1988년도 국가유공자 사회지표(1989. 4. 30)
- 사회복지요약 및 일본의 사회 복지동향(1989. 5. 10)
- 국가보훈제도 장기발전과제(1989. 8. 10)
- 국가보훈제도의 발전방안(1989. 8. 10)
- 국가보훈제도 발전의 단계적관리(1990. 6. 30)
- 한국보훈시대사(1990. 12. 30)

옥천면에서 국도를 따라 해남읍으로 넘어가기 전에 좌측으로 보면 벌바위라고 있어요. 어려서 벌바위 맞은편 쪽 영춘리에 부모님과 4남2녀가 살았는데 1942년부터 44년 3년 사이에 남동생 세 명이 죽고 저도 병으로 죽는 줄로만 알았는데 겨우 살아났다고 해요. 사람들이 벌바위와 마주한 음기 때문에 남자아이들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수근거렸죠. 다행히 빨리 이사를 한 덕분인지 살아남아 보훈처에서 36년간 봉직하고 이사관으로 퇴직했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해 공직생활 3년 기간에 13권의 책을 만들기도 하고 글쟁이란 별명이 따라 다녔지요. 보훈연수원장 광주지방보훈청장 등 재직 시에 문화유적 답사와 문헌 수집에 취미를 가졌었는데 저의 집안사를 비롯한 과거사에서 출발해 고향과 민족의 역사가 주는 의미를 밝혀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었다할까요? 책을 쓰는데 꼬박 15년이 걸렸습니다.

특별한 사명감이 있었다는 말씀이군요?

책의 서두에도 썼는데 저는 우리 한반도가 축복받은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남은 어머니의 치마폭에 쌓인 생명을 잉태한 땅으로 그 축복의 의미와 조건을 지형이나 땅의 이름에 담고 있어요. 15년 전 우연히 지리산 천왕봉 등산길에 나섰다가 환상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녁무렵 천왕봉위에 떠 있는 북두칠성을 바라보다 잠깐 정신을 잃었는데 고향 옥천면 덕음산과 그 일대 지형이 보이고 그 후로도 여러번 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꿈을 꾸었어요. 그게 뭘까하고 답답했는데 우리 상고사를 공부하면서 실마리가 풀렸죠. 바이칼호에서 발원해 한반도에 이른 우리 상고사는 반도사관에 머물던 민족의 뿌리를 광활한 대륙까지 연결시키는 혁명적 경험이었습니다.

옛 고구려나 고조선이 영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만 '고토회복' 같은 용어들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키는데요.

그렇다면 중국은 왜 기회 있을 때마다 '동북공정'을 얘기합니까? 저들은 아마도 지금 북한쪽 땅만이라도 자기들 역사에 묶기를 원할 것입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땅에 대한 역사의식과 꿈이 없다면 남북통일도 요원합니다. 저는 남과 북이 통일해야하는 것을 당위로 보며 그것은 적어도 2014년 봄부터 돌발사건이 일어나 2017년까지 3년간의 과도기를 거쳐서 2020년까지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시점까지 찍어서 얘기하시는데 부담을 느끼지는 않습니까?

일본침몰이나 통일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나름대로 통찰의 단계를 거쳐 나오는 것입니다. 통일은 아무래도 정치지도자의 역량이나 지도자가 교체되는 시점으로 판단했는데 그 때쯤이면 확실한 결론이 나리라 보는거죠. 물론 통일을 완성할 지도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덕목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것을 고향 옥천면 덕음산의 지형과 지세속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산과 바위 모양하나하나가 의미가 있고 재미있습니다. 덕음산 일대의 모성상징 바위나 우슬치, 그리고 차일봉 등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원자 편집고문·언론인·호남대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