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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록(재경 해남중.고등학교총동창회장)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1. 2. 26. 06:10

민병록(재경 해남중.고등학교총동창회장)
동창회는 고향에 대한 긍지와 자존심이 생명
2011년 01월 31일 (월) 13:35:43 해남신문 hnews@hnews.co.kr

우리나라처럼 동창회, 향우회가 번성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대부분의 중?고등학교 동창회가 그렇듯이 학교 소재지에 있는 총동창회 말고도 지역마다 친목회 형식의 동창회가 또 존재한다. 학교 역사가 오래되고 명문으로 소문이 날수록 타 도시의 동창회, 특히 서울에 있는 재경동창회는 본 동창회를 능가하는 인물과 넘치는 열정으로 뭉쳐있다.

재경 해남 중·고등학교 총동창회도 예외가 아니다. 동창회에서 만든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 보면 동문 만남의 광장, 동문자랑, 안부나누기, 애경사, 향우소식, 고향해남소식 등의 메뉴 안에 떠나온 고향과 지나간 세월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친다. 누구는 엊그제 딸을 시집보냈고, 누구는 식당을 개업했으며, 또 누군가는 모친을 여의고 아내와 사별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민병록 재경 해남중·고등학교 동창회장(59, 효산건설(주) 대표)은 타향에서 만난 중·고등학교 동창회는 '동문 간 상호협력과 고향에 대한 긍지와 자존심을 지켜가는 것이 생명'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동창회의 이미지는 폐쇄적인 학맥, 인맥의 산실로 우리사회의 끼리끼리 문화를 이끌어왔다는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이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아직까지 건재하다. 지난해 4월 제 23대 재경동창회장에 선출돼 '명품동창회만들기 3운동'을 펼쳐온 민병록회장을 만나 동창회를 통한 모교사랑과 고향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하인'의 생각, 즉 올바른 생각과 항상 바른편에 서야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는 민병록 회장은 지금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지역인재육성의 연장선상에서 지역발전과 경제육성에 나서겠다는 또 다른 꿈이다.    
 
건설회사 대표님 방이 생각보다 검소하고 수수하시네요. 여기서 동창회 일도 보시나요?

"아, 그럼요. 원래 사무실치레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겉모습보다 내실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지요. 종합건설업은 워낙 기복이 심하고 연관업체들이 많아 한번 삐끗하면 여러 사람에게 타격이 크기 때문에 허세를 가장 경계해야합니다. 이 작은 사무실에서 못할 일이 없지요."

동창회장 취임 후 펼쳐 오신 '명품동창회 3운동'은 무엇입니까?

우리들 모두 명품을 좋아하는데 실제로 우리 사는 모습이나 의식, 그리고 자주 나가는 모임에서조차 질이 떨어지는 일들이 자주 일어납니다. 동창회가 활성화 안 되는 원인 중에는 '누구누구 보기 싫어 안 나간다' '아무개는 건방지다' 등 인신공격적인 폄하나 질시가 큰 원인이지요. 우리가 한 고향에서, 같은 선생님께 배우고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인연입니까? 명품동창회 3운동은 그 소중함을 다시 기억하고 품위 있게 행동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무슨 캠페인 성 구호 같은데 좋은 성과를 얻으셨나요?

저는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수도권에 해남중고등학교 동문들이 3만 명이 살고 있다고 해요. 학교가 역사가 깊다보니(1946년 11월 6년제 중학교로 설립인가) 그동안 5만 명 가까운 졸업생들을 배출했는데 절반이상이 서울, 수도권에 살고 있는 셈이지요. 어떻게 보면 고향에 있는 총동창회보다 재경동창회가 모교나 지역발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중요성을 차츰 차츰 더 깨달아가고 있어요.


농촌인구가 줄어들고 소위 말하는 유능한 인력들은 계속 도시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동창회장님으로서 지역인재육성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는 농촌이나 지방이 더 발전되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실력이 좋은 인재는 서울의 유수한 대학에 진학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 재경해남중고 동창회만 해도 연례행사로 후배들의 SKY투어, 즉 명문대 탐방을 지원하고 대대적으로 환영행사까지 하니까요. 상당히 이율배반적이지요. 그러나 고향후배나 동문들이 명문대를 합격하고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크게 축하하는 것은 현실입니다. 지역인재육성의 의미가 무조건 지역에 남아 있으라는 것은 아니니까요. 문제는 이들이 다시 고향을 위해 일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유대를 갖고 의식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그런 의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회장님은 오랫동안 건설업을 하셨고 사업적으로 성공도 하셨죠? 해남군 경영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주요 학력 및 경력

1953  해남읍 연동리 출생
해남 동초등학교(54회), 해남중학교(23회), 광주고등학교 졸업(21회)
경희대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과, 미국 하트포드대 경영대학원(MBA) 수학, 고려대 경영대학원(AMP), 서울대 국제대학원(GLP), 연세대 부동산 디벨로퍼과정 수료, 고려대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E-MBA) 졸업
1994. 9~현재   효산건설(주) 대표이사
1998. 5~현재   스타건설(주) 회장
1993. 6~2004. 6  경실련 중앙위원 겸 경실련 서울시 공동대표
1995. 12~2006. 12   아태평화재단 아카데미회원 및 제5기 수석부회장
1998. 3~현재   대한사회복지 개발원 봉사사업단장
1998. 8~현재   팍스 코리아나 21 연구원이사
1999. 5~2009. 5  재경 해남군향우회 운영위 부의장, 향우회지도위원
2006. 2~2009. 1 서남해안포럼 운영위원
2006. 7~현재     환경공해추방운동중앙회 부총재
2006. 8~현재     민주당 중앙당 산업안전대책 특위위원장
2010. 4~현재     재경 해남중·고총동창회 회장(23대)

수 상

1999. 12   새정치국민회의(총재 김대중) 표창장
2002.  3   춘천세무서장 성실납세자 표창장
2005. 11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사장
2007.  2   고려대 경영대학원장 공로상
2008. 11   서울시 목동정풍연립주택재건축조합 감사패
2008. 12   부산광역시장 표창장
2010.  2   춘천시 지방세 성실납세자 지정

아, 좋은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제가 다른 데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먹고 사는 것이 화두'이니만큼 어느 지방자치단체는 군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소득을 증대시켜주고 삶의 질을 높여줄 실물경제에 매진해야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해남을 '도농복합도시로 만들자는 것인데요. 해남 고유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한편으로는 도시화하고 그 도시화의 틀 안에서 농어민들도 함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봅니다.

도시와 농촌의 윈윈전략이나 상생프로젝트 같은 것인가요?

아니에요. 그런 개념이 아니죠.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일명 J프로젝트)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간척지를 활용해 중국과 일본 등지를 겨냥한 대규모 관광ㆍ레저단지를 만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가 상당히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J프로젝트의 다섯 배에 달하는 새만금개발계획 안을 발표했는데 내용을 보면 사실 우리지역에서 먼저 추진한 것들이죠.

관광 레저도시와 함께 기존 농어촌을 친환경 농어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농수산물공급 및 가공 산업을 일으켜야 합니다. 이제는 해남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물 것이 아니라 목포, 광주, 여수 등으로 연결된 관광허브역할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해남-제주 간 해저터널 건설이 반드시 성사되어야 하지요. 또 우리지역은 풍력, 조력, 태양열 해조류 바이오에너지 등 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으로 신 재생에너지 사업은 화석에너지의 고갈과 환경문제의 대안으로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도농복합도시는 가장 미래지향적 지역발전방안이라고 확신합니다.

회장님의 이력을 보니 환경공해추방운동중앙회나 서남해안포럼 운영위원으로 활동하신 적인 있던데 모두 오랜 연구 활동과 경험 속에서 나온 생각들이군요?

저는 비즈니스를 해 와서 그런지 뜬 구름 잡는 명분보다 실질적인 것을 좋아합니다.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미룬 채 기존방식만 고수하다간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고생해도 소득의 범위는 한정적이라는 거죠. 그러나 지금이라도 새로운 먹거리를 준비한다면 당대에, 혹은 다음세대들 누군가가 혜택을 보게 되겠죠.

2012년 총선에 지역구후보로 거론되고도 있던데요.

개인적인 사업이지만 기업경영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얻은 경륜을 고향발전을 위해 쏟아보고 싶다는 것은 솔직히 제 꿈이기도 합니다. 사업하면서 남에게 크게 원망 듣지 않고, 오히려 서울 목동 정풍연립주택재건축조합이나 부산광역시, 춘 천시 등에서는 감사패를 받기도 했는데 이제 고향사람들에게 심사를 받고 싶은 거죠. 특히 정치를 하려면 기본적인 자격을 갖춰야하는데 제가 그 자격을 갖췄는지 심사받고 싶습니다.

'정치인의 자격'을 들으니 요즘 TV에서 뜨고 있는 '남자의 자격'이란 프로가 생각나는데요. 회장님은 남자의 자격, 그 중에서도 정치인의 자격을 어떻게 보십니까?

돌아가신 아버님은 평범한 어르신이었지만 자식교육만은 준엄했지요. 남한테 피해주지 말아라, 성실하고 정직해라, 내 이익을 위해 남을 괴롭히지 말고 남한테 손가락질 받는 일은 절대하지 마라, 그리고 또 강조한 것이 허세부리지 말고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평생 삶의 신조가 되었고 진정한 남자라면,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이런 기본적인 자질부터 갖춰야 된다고 봅니다. 옛말에도 있지요? 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그런 다음 천하인의 생각을 가져야지요. 올바른 생각, 항상 바른편에 서야하고 대소, 선후,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하하.

<김원자 편집고문, 언론인, 호남대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