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신문/해남신문
가족인데 당연히 할 일이죠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10. 2. 4. 11:59
가족인데 당연히 할 일이죠 | ||||||||||||
황산실고 진지수양 삼성효행상 청소년상 할머니 간병에 두 동생 보살피며 희망 키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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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수는 할머니께서 두 동생과 자신을 돌보시다 쓰러지신 건 아닌지 오히려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오늘도 할머니의 마른 팔과 다리를 주무르며 할머니를 모시고 있다. 한쪽 팔과 다리가 마비돼 쓸 수 없는 할머니를 휠체어에 태워 식사와 용변은 물론 운동을 위한 산책나들이도 지수의 몫이다. 처음 서툴던 목욕 시켜드리기도 지금은 능숙해졌고 할머니 기저귀 채워 드리는 일이나 옷 입혀드리기도 자연스럽게 손에 익었다. 미안한 마음에 씻고 싶어도 먼저 말을 꺼내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알기에 언제나 먼저 챙겨주는 지수. 그런 지수의 정성이 통해선지 할머니는 지금은 매일 저녁 안마하는 지수와 옛날 추억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찾고 있다. 공부도 잘 하고 글짓기 솜씨도 뛰어나 각종 상을 타오는 지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큰 자랑거리이다. 침대 옆에는 늘 지수의 상장과 상패가 놓여있다. 지수는 이런 어려운 환경이지만 중학교 시절에도 학교생활에 성실해 3년 개근상은 물론 졸업 성적도 1등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인문계 고교에도 진학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조부모와 동생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전문계 고교로 진학했다. 고등학교에서도 성적이 우수해 여러 과목에서 교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글쓰기 재주가 뛰어나 교내외 대회에 나갈 때마다 상을 받고 있다. 수입은 전무하다시피 하며 생활비는 지원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수는 항상 웃는 얼굴에 밝은 모습이다. 하지만 얼마 전 걸음이 불편했을 뿐 건강하시던 할아버지마저 중풍과 치매 중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돌아가셨다. 정신적으로 큰 의지가 됐던 할아버지였기에 지수의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수는 자신의 현실을 원망하고 좌절하기보다는 가족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 아니냐고 말한다. 어린 나이지만 좌절하지 않고 가족과 열심히 살아가는 지수의 따뜻한 이야기. 이 같은 지수 이야기가 학교를 통해 삼성복지재단에 전해져 지난 24일 제34회 삼성효행상 청소년상을 받게 됐다. 시상식은 오는 2월 9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