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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인가" 30년 만의 해후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11. 26. 20:51

"이게 얼마만인가" 30년 만의 해후
현산 읍호리 재경향우회 고향방문
2009년 11월 20일 (금) 14:01:15 노영수 기자 5536@hnews.co.kr
   
 
  현산 읍호리 재경향우회는 지난 14일 고향을 찾아 30여년만에 친지, 친구, 선·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지난 14일 현산면 읍호리. 마을회관 앞까지 나온 주민들이 쌀쌀한 초겨울 날씨에도 곧 있으면 마을에 도착할 반가운 이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마을회관 안에는 이들을 대접할 음식들이 이미 한 상 거하게 장만돼 있다.

마을 초입으로 들어오는 버스가 보이자 읍호리 모든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이들을 반갑게 환영한다. 버스에서 내린 향우들의 얼굴엔 설레임이 묻어난다. 정겨운 고향마을 모습에 옛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린다.

이게 얼마만 인가라며 반가운 인사도 건네고 서로 부둥켜안으며 그동안의 그리움을 날려 보낸다. 어느새 하나둘 눈시울이 붉어진다. 얼굴에 주름 가득한 노인들은 수십년 만에 함께 자란 고향마을에서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준 향우들에게 연신 감사함을 전했다.

읍호리 재경향우들이 짧게는 수년 만에, 길게는 3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것. 이날 고향방문에는 80여명의 향우들이 참여했다. 33가구 70여명이 사는 읍호리. 현재 거주하는 마을주민보다 더 많은 향우들이 내려와 모처럼 마을이 북적댔다.

박찬대 이장은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마을과 향우간 교류가 활발했었는데 최근 들어 침체됐다"며 "하지만 지난해 재경향우회 40~50대가 주축이 돼 마을 전 주민들을 부천으로 초대해주고 용인에버랜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등 지난해부터 다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경향우 고향방문 소식에 해남읍 등 해남에 거주하는 향우뿐만 아니라 목포와 광주향우도 이날 마을을 찾아 읍호리가 하나 되는 시간을 보냈다.

어릴 적 깨벗고 뛰어놀던 친구와 선후배들. 어느새 주민들은 어릴 적 총놀이 하고 딱지치기 하고, 소 먹이 준다고 나가 해질녘까지 산에서 장난치던 이야기로 추억을 떠올렸다.

김병전 향우회장은 "5년 전 40~50대를 주축으로 향우회를 결성하고 고향에 뜻있는 일을 하기로 의견을 모아 작년에 처음으로 고향 부모님과 선·후배 초청 행사를 갖고 올해는 직접 내려오게 됐다"며 "읍호마을 애경사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정기적인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들과 향우들은 노래자랑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마을회관에 둘러앉아 옛 추억을 나누며 밤새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음 날에는 땅끝과 대흥사를 둘러보는 등 어릴 적 떠난 고향 해남을 회고하는 시간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