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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10. 15. 16:28

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현산 노오영씨 49년만에 북쪽 동생과 상봉
2009년 10월 10일 (토) 12:10:28 박성기 기자 skbak21c@hnews.co.kr
   
 
  49년 만에 금강산에서 만난 형제 노오영(형·왼쪽)씨와 헌영(동생)씨.  
 

"이산가족 상봉 전 동생을 못 알아보면 어떨까" 라고 걱정했었던 노오영(86·현산면 송천리)씨. 하지만 막상 얼굴을 마주하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형, 동생을 부르며 얼싸안고 한참을 울었다. 혈육은 속일 수 없었다.

지난 1일 노씨가 북쪽에 살고 있는 동생 헌영(83)씨를 만나고 왔다. 노씨는 추석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이산가족 2차 상봉단으로 선정돼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동생 헌영씨와 함께했다.

노씨 형제가 헤어지게 된 계기는 지난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기 한달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주 시골에 살았던 헌영씨는 공부를 하고 싶다며 집을 나갔다. 그 후로 6·25전쟁이 발발했고 연락이 두절된 채 행방불명됐고 가족들은 동생 헌영씨가 전쟁으로 죽었다고 생각한 채 살아왔다.

그런데 2년 전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죽은 줄 알았던 동생 헌영씨가 북한에 살고 있고 형과 가족들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적십자사로부터 들었다. 하지만 생사만 확인했을뿐 상봉 대상자로 선정이 안돼 만나지 못했다. 2년여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이번에 만난 것이다.

노씨는 아들 내외와 함께 준비한 옷과 내의 등 생필품을 동생에게 선물하며 49년의 한 맺힌 삶을 나눴다.

아들 병암씨는 아버지가 동생을 만나고 온 후 며칠간 힘들어 하셨는데 이제야 기력을 회복하셨다며 기쁨과 아쉬움이 남는 만남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