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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 분야 독보적 존재로 성장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8. 7. 15:20

서각 분야 독보적 존재로 성장
이양삼씨 한국예술대제전 대상 수상
2009년 08월 01일 (토) 09:56:52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이양삼씨는 휠체어에 의존한 몸이지만 고된 작업인 서각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  
 

나무 위에서 글씨가 춤을 춘다. 때론 우아하게 때론 격렬하게. 장애인의 몸이지만 서각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로 거듭나고 있는 이양삼(58)씨의 서각은 형태가 자유로우면서 안정감 있고 색채가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서각의 밑그림인 나무 바닥의 터치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씨의 서각실력은 이번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면서 더욱 빛을 보게 됐다.

이씨는 2009년 한국문화예술협회가 주관하는 제27회 한국예술대제전 서각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4일 대상 수상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한 이씨는 서각을 배우면서 장애의 아픔을 이겨냈고 삶의 가치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이젠 서각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로 거듭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씨가 서각을 접하게 된 것은 7년 전 순복음해남교회 송태종 목사와 인연이 맺어지면서이다. 해남 서각수준을 일순간 높여낸 송목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이씨는 자신의 숨겨진 예능을 마음껏 표출해냈다. 서각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한민국서예대전 3회 입선과 전남도전 우수상 등 숱한 상을 받았고 소치미술대전 등 여러 대회 심사위원으로도 위촉돼 활약하고 있다.

한국서각협회 해남지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서각 대중화를 위해 현재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서각을 지도하고 있다. 장애인복지관에서 서각을 가르친 지 6개월, 영광스럽게도 이번 한국예술대제전에서 제자 4명도 특선과 입선의 영예를 안았다.

장애인에게 있어 서각은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정상인들은 서서 또는 앉아서 자유자재로 작업을 할 수 있지만 이씨와 같이 휠체어에 의존하는 장애인들은 정해진 자세에서만 작업이 가능하다. 무한한 힘이 들어가고 글씨에 따라 강약을 조절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이씨는 오직 집중력 하나로 그 한계를 극복한다.

예술적 재능과 집념으로 오늘에 이른 이씨의 서각 작품은 대흥사와 강진 무위사 현판 주련에서도 만날 수 있다. 대흥사 일주문 현판을 비롯해 천불전 주련 등 대흥사 대부분 건물의 현판과 주련이 그의 작품이고 무위사에도 그의 글씨가 걸려있다.

한편 이번 한국예술대제전 서각분야에서 장순종(75 산이면)·오상금(25 옥천면)씨가 특선을, 정명희(57 황산)·김우석(50 계곡)씨가 각각 입선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