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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땅'이 땅끝을 대표한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4. 24. 09:20

'붉은 땅'이 땅끝을 대표한다?
① 축제경쟁력
2009년 04월 20일 (월) 11:04:52 해남신문 hnews@hnews.co.kr

 벚꽃·산수유·진달래·유채꽃·철쭉축제…. 방방곡곡 봄 축제가 줄을 잇고 있다. 아직 해남지역은 조용하다. 타 지역에 비해 군을 대표하는 축제가 없는 해남군이 최근 '붉은 땅'을 소재로 대표축제를 만든다는 문화관광축제 개발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았다. 축제경쟁력과 개발전략을 큰 틀로 담아낸 용역 보고 내용을 중심으로 올해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알려진 해남 대표축제의 나아갈 방향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편집자 주>

황토농산물·흙축제 희소가치 경쟁력있나
지역 이미지 대표성 띠는 소재 찾기 먼저

 해남군이 '붉은 땅'을 테마로 한 지역개발형 대표축제 개발에 나섰다. 최근 대표축제 용역 결과를 토대로 군은 붉은 땅(흙· 황토)이 땅끝이라는 지역 이미지와 해남 농특산물 생산지와도 연계되는, 가장 부합하는 소재이며 현재 흙을 소재로 한 지역축제가 희소하다는 점을 대표축제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러나 지역 여론은 이 소재가 과연 그러한 측면에서 경쟁력을 담보하는가에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역 이미지를 가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지역을 판매하는 축제가 될 때 지역경제 활성화도 꾀하는, 지역개발형축제로 정착하고 성공할 수 있는데 붉은 땅에서는 지역 이미지의 대표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용역팀은 잠재방문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땅끝을 해남의 대표적인 지역이미지 자원으로 꼽았는데 이를 축제와 연계하는 데는 미흡했다며 그 연결고리로 붉은 땅을 선정했다. 그 배경으로 △지역의 농특산물과 연계되는 생산적 소재 △흙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모든 연령층이 공감하는, 다양한 체험요소 가능 △전국적으로 흙 소재 축제가 희소하다는 차별성 △해남지역에서 황토는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수급의 용이성을 들고 있다.
 이러한 선정 배경과 땅끝 이미지를 연결할 때 축제의 경쟁력이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 실제로 용역 보고에도 해남 땅끝은 심리적인 소재일 뿐 가시적인 표현이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어 그 연결고리가 취약함을 인정한, 연구용역 자체의 앞뒤가 배치된 결과를 보여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문화관광축제로 57개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전남지역 축제는 6개. 각각 등급에 차이가 나지만 강진청자문화제, 함평나비축제, 진도신비의바닷길축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영암왕인문화제, 담양대나무축제 등이다. 해남군은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러한 추세에 군은 대표축제 개발을 서둘러 이들 지역과 차별화된 소재로, 붉은 땅 대표축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용역보고서는 문화관광축제 유형을 주민화합형과 지역개발형, 두 가지로 나누고 지역축제들이 최근 지역개발형축제로 증가하는 추세임을 예로 들어 지역개발형축제 개발에 무게를 실었다. 전남의 6개 축제도 모두 지역개발형축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축제 지역 중 강진, 진도, 영암이 해남을 둘러싸고 있다. 시야를 확장하면 함평도 포함된 가운데 이들 지역에 이미 축제 소재도 선점 당했다고 분석했다. 

축제 소재를 빼앗겼다는 점은 앞으로 해남군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는 꼭 축제가 아니더라도 다른 행정 처리에도 해당한다.
 이번 용역에서 해남의 흙이 없으면 도자기를 만들 수 없을 정도로 해남 흙은 도자기 만들기에 적당하다고 밝혔다. 강진청자문화제는 도자기문화로 정착한 케이스로 부각된다. 진도신비의바닷길도 바다를 끼고 있는 해남이 놓친 부분이다. 이밖에도 차(茶)는 보성이나 경남 하동에, 공룡도 경남 고성에 자리를 내 주었다. 명량대첩제는 이순신장군이라는 소재의 다발성에서 축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하지만 이 또한 광역단체에게 자리를 내 준 결과다.
 이미 놓친 기회는 붙잡을 수 없다. 이제라도 실리적인 축제를 개발해 명실상부한 축제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추상적인 상징이나 이미지를 좇기보다 땅끝이라는 이미지와 부합되면서 지역문화의 특성을 잘 표현하는 문화적 지역 자원을 발굴하는 것이 선급하다. 그리고 그 자원을 어떻게 상징화시켜 축제를 구성하고 특화된 상품으로 개발할 것인가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