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신문/해남신문
배고픔만 있었던 고향 그러나 내겐 그리움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3. 13. 07:30
배고픔만 있었던 고향 그러나 내겐 그리움 |
도전하는 삶 영광의 향우 - 마산면 맹진출신 이종하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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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배달로 시작한 부산생활 이젠 벤처기업가
이종하(64)씨에게 있어 고향은 아픔이면서도 그리움이다. 7남매 중 장남이었던 그는 너무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 끼를 때우기 위해 온 집안 식구들이 남의 집 일에 나섰던 어린 시절, 도시락을 싸가지 못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월사금을 내지 못해 기가 죽어야 했던 초등시절, 고향은 그에게 있어 아픔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는 고향을 수시로 찾는다. 어릴 적 숱한 아픔이 세월이 흐르면서 오히려 고향에 대한 애잔함과 그리움으로 쌓인 것이다. 군 제대 후 그는 부산 길에 오른다. 입에 풀칠이나 하겠다며, 조금이라도 여윳돈이 생기면 고향식구들 배나 굶기지 않겠다고 나선 부산 길이었다. 처음 타본 택시 문을 열지 못해 애를 먹었고 시커먼 아스팔트길을 신기하게 걸어봤던 부산 생활. 신문배달에서 버스 차장과 운전 등 배고픔을 채우는 일이라면 무서운 줄 모르고 뛰어들었다. 그는 지금 부산에서 성공한 사업가이다. 부산의 모 공장 구내식당을 운영하면서 기반을 다진 그는 조선 산업 부품 외판사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적 호기심과 도전심이 강한 사업가로 알려진 그는 외판사원에 머무르지 않고 조선 산업에 필요한 부품 연구를 거듭하면서 드디어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된다. 그의 부품공장은 부산에 1-2공장이 있고 영암 대불단지에도 제 3공장을 지난해 준공했다. 대불단지에 공장을 준공한 후 그의 고향 방문도 더욱 잦아졌다. 고향을 자주 찾으면서 그는 고향 어르신들이 더욱 풍요롭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노인들의 유일한 낙인 게이트볼 장 부지와 고향마을 주차장 부지 마련에 힘을 보탰다. 또 마을 어르신들과 상의해 문중재각 수리와 산소길 포장도 서둘러 마쳤다. 사업차 내려온 목포에서 우연히 보게 된 흑산도 홍어가 어찌나 먹음직스럽게 생겼던지 서울 가던 길도 취소하고 고향으로 들고 내려와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등 그는 그저 고향이 좋고 고향을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이 무작정 좋아 고향엘 오길 좋아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졸업식 때는 교육감상과 전남도지사 상을 받았을 만큼 공부를 잘했던 그는 34년 간 틈틈이 자신이 살아왔던 삶을 한 권으로 책으로 묶어 냈다. '별 하나 따서 망태에 담고 별 둘 따서…' 책에는 지지리도 가난했던 삶을 탓하거나 숨기지도 않고 가난의 바탕 위에서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모색했던 자신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부산에서 장학사업을 비롯해 각종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제 남은 시간을 고향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 모진 가난 속에서 살다 가신 부모님이 그리워질 때마다 고향 사람 얼굴이 겹쳐진다는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든 고향인 마산 맹진은 그리움이자 달려가고픈 어머니 품이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