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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잔재 건물이라도 보존해야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11. 11. 14:47

일제잔재 건물이라도 보존해야
2008년 11월 07일 (금) 10:26:47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일제시대 건축물도 문화유산으로 보존해 역사의 교훈을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가운에 우리 지역에는 1913년에 지은 조선실업주식회사 해남관리소 건물<사진 왼쪽>과 1933년에 지은 일본 군수공장 건물이 남아있다.  
 
 
역사 아픔…문화유산으로 관리를

일제 강점기, 비록 굴절되고 수난 받은 역사이지만 그 때 남긴 문화유산을 통해 역사적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달 28일 김종분의원은 군의회 정례회기 군정질의를 통해 일제강점기 때 주류를 이룬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해 역사적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아무리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일지라도 우리의 역사임에는 틀림없다며 전수조사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현재 해남군에 남아 있는 일제시대 가옥으로는 황산 성산마을 입구 두 채의 가옥과 해남읍 평동리 이평재씨 가옥 등이 있다. 특히 이평재씨 소유 가옥은 조선실업주식회사 해남관리소 건물이다.

당시 일본은 국가적으로 동양척식회사를 운영, 한국인들로부터 땅과 농산물을 수탈해 갔는데 조선실업주식회사 해남관리소는 겸전(鎌田)이라는 일본인이 1913년 사기업 성격으로 설립한 건물이다. 100여년 가까이 된 이 건물은 내부구조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존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제시대 대표 건물로는 황산면 성산리에 있는 군수공장이다. 성산광산은 1933년 개발돼 이곳에서 채취된 명반석은 일본 나고야에 있던 비행기 제조공장으로 전량 반출됐는데 돌을 분해했던 공장이 지금도 남아 있다.

이곳 터에는 시멘트로 만들어 진 지름이 15m, 높이가 10여m에 달하는 거대한 원형통 3개와 산 정상까지 두툼하게 쌓아 올린 시멘트벽과 파괴된 구조물들이 남아 있어 이곳에 큰 공장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황산 성산지역에 남아 있는 일제 흔적을 보존해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이밖에도 해남에는 북평 이진마을 개인 정원에 일제 흔적인 작은 기념탑이 서 있다. 일제시대 때 남긴 건축물들은 역사적 아픔 때문에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적어 훼손이 심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때 건립된 성당이나 교회건물, 공립보통학교 등도 대부분 헐려 당시 모습을 찾기 어렵고 최근들어 항일운동 장소였던 북평 이진마을 회관마저도 훼손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서해근 문화관광과장은 문화재청에선 문화재 보호법으로 지정받지 못한 근대문화유산을 지정 관리하고 있는데 우리 군에는 화원면의 목포 구 등대가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고 말했다.

서과장은 또 개화기인 1876년을 기점으로 한국전쟁전후 기간에 축조된 건축물 및 시설물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