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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작물 목 타는데 골프장에 물 판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11. 5. 07:09

밭작물 목 타는데 골프장에 물 판매
2008년 10월 31일 (금) 13:39:58 박성기 기자 skbak21c@hnews.co.kr

농촌공 해남지사, 농업용수는 제한 골프장엔 펑펑
신덕제 물 1톤에 80원씩 연 56만톤 판매계약

한국농촌공사 해남지사가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농업용수 공급은 제한 한 반면 화원관광단지 골프장측엔 제한없이 물을 팔아 농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올해 군내 저수지 대부분이 바닥을 드러냈을 정도로 극심한 가을 가뭄탓에 배추, 마늘 등 밭작물 피해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화원, 문내, 황산지역 농민들은 생명수와 같은 화원신덕제 물공급이 절실히 요구됐다.
하지만 농촌공사 해남지사측은 신덕제 물은 논 농사용이라는 점과 저수율이 낮아져 용수공급을 제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민들의 분통을 떠트리게 한 사건이 알려졌다. 농촌공사 해남지사가 화원관광단지 골프장측과 맺은 용수계약으로 골프장에 물이 공급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해남지사는 지난해 4월 화원관광단지 골프장 측과 골프장에 1일 2800여톤, 연간 56만톤의 물을 1톤에 80원에 공급한다는 용수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골프장 측은 신덕제에 2대의 펌프를 설치해 골프장 측이 필요한 날에 필요한 양만큼 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 1년간 공급되는 56만톤의 물은 화원신덕제 총 저수량 320만톤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계약에 따라 극심한 가뭄피해를 입고 있는 밭작물에는 물 공급을 제한했지만 골프장측은 자신들이 원하는 날에 원하는 만큼 물을 가져가 잔디를 살렸다.

농촌공사 해남지사에 따르면 화원관광단지 골프장에 공급된 물은 신덕제 저수율이 100%를 넘었던 4~6월에 28만4000톤, 90%였던 7월엔 10만톤, 65%였던 8월엔 13만6000톤, 60%였던 9월엔 10만 3000톤, 33%였던 10월엔 6만7000톤 등 총 68만4000톤이 공급됐다.

화원골프장에 공급된 물 68만4000톤에 대한 비용(1톤당 80원)은 5472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농민들은 잔디를 살리기 위해 배추, 마늘 등 밭작물은 죽어도 좋냐며 분노하고 있다.

해남군농민회 관계자는 가뭄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지적받을 일이지만 올해같이 극심한 가뭄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용수 공급은 제한하면서 골프장엔 필요한 양만큼 물을 공급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농촌공사 해남지사는 신덕제 물은 논 농사용이고 가을철 저수율이 낮아 물 공급이 원할치는 않았지만 물 공급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공사 해남지사측은 지난 15일에야 신덕제 저수율이 33%로 내년 농사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골프장에 물 공급을 중단했다.

해남군농민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농촌공사 해남지사측에 저수지 농업용수 외 사용금지, 농민에게 저수지 관리감독권 부여, 농민 요구시 항시 물공급을 해 줄 것을 주장하며 농촌공사 측의 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