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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랑합니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10. 16. 15:47

어머니, 사랑합니다


시어머님의 생신이었다.
자식 불편한 거 생각해서
어머님이 대구서 서울까지 직접 오셨다.
고속철이 시간을 단축하는 시절,
한 푼이라도 아끼느라 무궁화호타고
걸음도 힘겨운데
포도 몇 송이 담은 비닐봉투 부둥켜안고
자식 퇴근시간 맞춰 서울역에 도착하셨다.
늦은 저녁식사하시고
모처럼 며느리 밥상 한번 받는 것으로
생신을 대신해 죄송한 마음인데
얼굴 봤다고,
며느리 내일 출근해야지, 하시면서
식사하자마자 가신다고 서두신다.
하루 쉰다고 했건만 그냥 출근하라신다.
고생해서 상경했건만
자식의 맘만 챙기며 가시려는 어머님을 뵈니
애잔함에 왠지 가슴이 휑하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늘 죄송합니다.

- 김명희 님, '향기메일 댓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