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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보약 입맛 돋구는 묵은김치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7. 31. 12:03
여름철 보약 입맛 돋구는 묵은김치
'발효식품의 제왕' 웰빙식품 인식 찾는 이 늘어
2008년 07월 25일 (금) 17:15:07 윤영식 기자 hnewsyun@hnews.co.kr

   
 
  옥천면 대산리 오영심씨는 직접 재배한 배추로 묵은지를 담가 판매하고 있다.  
 
요즘처럼 찜통 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치고 밥맛이 없을 때, 시원한 물에 밥 말아 신맛이 감도는 묵은지를 올려 먹으면 보약이 따로 없다.

옛말에 3년이 된 묵은지는 보약이라고 했다. 여름철 약해진 위장기능에도 묵은지를 먹으면 탈이 없는 탓이다. 1년 된 묵은지는 속을 비워주고, 2년 된 묵은지는 균 저항성을 높여주며 3년 된 묵은지는 보약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이 맛을 빗대어 묵은지는 본처 맛이고, 생지는 후처 맛이라는 우스개 농담까지 생겨났을까.
옛날에는 먹을 것이 없어 김장독을 묻어 여름 내내 먹었지만 김치냉장고가 등장하면서 김장독 묻는 풍경은 사라졌다. 하지만 오히려 묵은지를 찾는 이들이 늘고, 김치의 틈새시장으로 묵은지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젓갈 맛이 베인 전라도 묵은지가 지금은 서울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시원하고 아삭아삭하게 변하고 있다.
묵은지는 제맛도 깊지만 다른데 보태져 그 맛을 더낸다. 코를 톡 쏘는 홍어나 돼지고기와 함께 먹은 삼합에는 묵은지가 찰떡궁합이다. 묵은지 지짐이, 묵은지 김치찌게, 고등어찌개, 갈치찜, 붕어찜 등 각종 찌개와 찜에 주재료로 사용된다. 

한여름 땀과 더위에 지친 우리의 속을 달래주고 밥심을 얻게 해주던 묵은지. 요즘은 여름에도 배추가 생산되고 김치냉장고 탓에 김장철이 따로 없어졌지만 집 마당 감나무 아래 묻어 둔 묵은지의 깊은 맛을 모두가 기억한다. 그 맛을 못잊어 요즘엔 김장독 대신 저온저장고에 묵은지를 담고 있다.

송지면부녀회는 올해도 31일부터 관광객들에게 정이 담긴 묵은지를 나눠주는 행사를 연다. 김치마을인 북평면 동해리도 묵은지(534-1743)를 특화할 계획이며, 화원농협 이맑은김치공장(534-4196)은 발효과학 묵은지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각 가정에서 판매하고 있는 여름철 보약 묵은지를 찾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