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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땅끝서 신대륙을 발견했다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7. 29. 10:28
난 땅끝서 신대륙을 발견했다
자갈밭 바닷가 장관… 파도 부서지는 소리에 넋 잃고
태초의 문을 연 '땅끝~갈산 숲속 오솔길'
2008년 07월 25일 (금) 16:35:43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갈산마을
   난대림 최대 군락지
숲  속   하수오·봉황삼·천문동 군락
땅  끝   수백년 팽나무 군락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속 오솔길, 약초 냄새가 풍겨온다. 약초 냄새에 취해서일까. 산새들의 재잘거림이 끝없이 이어지고 그곳에 서 있는 나도 오감을 열어젖히며 자연과 긴 호흡을 반복한다.

땅끝은 그저 땅일 뿐이다. 그러나 자연에 끝없는 가치를 부여하길 원하는 인간에 의해 땅끝은 땅의 끝이라는 가치를 선물 받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땅끝이 인간의 입김이 닿지 않는 처녀지로, 태초의 모습 그대로 서 있길 원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기대를 땅끝은 저버리지 않았다. 땅끝마을에서 갈산으로 이어지는 산속 오솔길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처녀림 그대로이다.

나무 터널 밑으로 구불구불 놓여 있는 부드러운 흙길, 울창한 난대수림 사이로 빼꼼히 얼굴 내민 갖가지 약초들은 이곳이 인간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져 있었음을 말해준다. 

도라지, 더덕, 봉황삼, 천문동, 마, 하수오 등 약초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바람결에 실려 온 약초들의 냄새를 금방 맡는다.  

당초 이 오솔길은 해안초소를 위한 길이었다. 그러나 올 7월부터 땅끝관광지 관리사무소(소장 민경매)에서 군부대의 양해를 구해 작은 오솔길을 정비했다. 태초에 만들어진 길이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산속 오솔길을 걷는 상큼함과 함께 이곳은 숲 생태 체험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운 여름 날 울창한 나무 숲 터널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우선 반갑다. 이 오솔길에는 해남 최대의 난대림 군락지가 형성돼 있고 갖가지 약초들이 서식하고 있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돈나무, 보리수 등의 아름다운 군락을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갖가지 나무들에 대한 이름과 특징, 재미있는 유래 등을 공부하면서도 우리의 청각은 끝없이 반응한다. 온 갖가지 새들의 재잘거림에 화답하는 경쾌한 파도소리. 경쾌하면서도 우렁찬 파도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산속 오솔길이 여기 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땅끝마을에서 시작한 이 작은 오솔길은 갈산마을 중간 지점에 이르러 큰 용트림을 한다. 군부대 비상초소 앞, 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다가 확 트이면서 자갈밭 바다가 펼쳐진다. 300미터 정도 펼쳐진 자갈밭도 장관이지만 그 자갈밭에 부셔지는 파도소리가 온 산에 경쾌한 리듬을 실어 나른다. <사진 윗쪽>

2km에 이른 산속 오솔길의 끝이자 시작인 갈산마을, 송호해수욕장을 끼고 도는 이 마을은 울창한 난대림 숲에 꽁꽁 숨겨진 마을이다. 곡선의 해안선을 따라 한참을 가다 나타나는 이 마을은 초입부터가 온통 난대림 숲이다. 몇 백 년은 되었음직한 동백나무 숲과 후박나무 군락지, 마을 길가에 늘어선 팽나무, 그 웅장함과 색다름에 입이 쩍 벌어진다. 갈산마을의 난대림의 보고는 갈산에서 군부대로 이어진 오솔길에 있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닷가에 펼쳐진 난대림 숲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무한한 감동을 준다.

갈산 넘어 오솔길 끝에 위치한 땅끝마을 팽나무도 장관이다. 수백년 된 팽나무 20여 그루가 해안가에 기다랗게 늘어서 있고 그 아래에 관리사무소에서 설치한 쉼터들이 있어 잠식 몸을 맡길 수 있다.

땅끝관광지 관리사무소는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오솔길을 선보이며 머물고 가는 땅끝을 만들고 있다.
땅끝관광지 관리사무소는 송지 갈산과 땅끝마을을 잇는 숲 속 해안선 오솔길에 이어 송호리 해수욕장에서 땅끝테마파크- 땅끝전망대로 이어지는 산행 코스를 비롯해 땅끝테마파크에서 자갈밭 바다로 이어지는 코스 등 여러 산행코스를 정비해 홍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