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단 시인의 담벼락에서 가져온 시입니다
해설 역시 이외단 시인께서 달아 주신 내용입니다.
해남에서 온 편지 / 이지엽
아가 서울 가는 인편에 쌀 쪼간 부친다
비민하것냐만 그래도 잘 챙겨묵거라
아이엠 에픈가 뭔가가 징허긴 징헌갑다
느그 오래비도 존화로만 기별 딸랑 하고 지난 설에도 안 와브럿다
애비가 알믄 배락을 칠 것인디
그 냥반 까무잡잡하던 낯짝도 인자는 가뭇가뭇하다
나도 얼릉 따라 나서야 것는디
모진 것이 목숨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안 그냐.
쑥 한 바구리 캐와 따듬다 말고 쏘주 한잔 혔다
지랄 놈의 농사는 지먼 뭣 하냐
그래도 자석들한테 팥이랑 돈부, 깨, 콩, 고추 보내는 재미였는디
너할코 종신서원이라니…
그것은 하느님하고 갤혼하는 것이라는디…
더 살기 팍팍해서 어째야 쓸란가 모르것다
너는 이 에미 더러 보고 자퍼도 꾹 전디라고 했는디
달구똥마냥 니 생각 끈하다
복사꽃 저리 환하게 핀 것이
혼자 볼랑께 영 아깝다야
※ 이지엽 시인은 1958년 전라남도 해남군 황산면 외입리에서 출생하였으며외가 동네인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위의 작품 해남에서 온 편지는 이지엽 시인의 제자 모친께서 수녀가 되고자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으로 자식의 대한 그리움과 삶의 고달픔이 베어 있는듯 하지만...나 개인적인 견해로는 수녀가 되고자 하는 딸을 말리고 싶지만나서서 말릴수 없는 어머니의 찹잡함이 가득한것 같아 가슴 한켠을 아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