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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센존'이나 유럽의 '가이거'처럼 독특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 니트시장을 향해 글로벌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해남읍출신 아르테인터내셔널(주)의 김용복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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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의류사업이라는 조금은 여성적인 업종으로 연 매출 4백억 원대를 달성하는 성공한 해남읍 출신 사업가가 있다는 사실이 궁금했다. '아르테 인터내셔널(주)'을 창립해 전국 유명백화점 20여 곳에 매장을 내고, 중국에 진출해 10여개 해외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용복 회장(62)을 만나고 나서 곧 이해가 되었다. 국내 니트업계의 정상에 올라있는 정호진니트의 정대표가 그의 아내이자 평생을 함께해 온 사업파트너라고 한다. 정호진니트가 중년여성의 대표브랜드라면 'Arte'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개념의 니트 브랜드다. 흔히 사양 산업이라고 일컫는 섬유업, 그 중에서도 니트패션으로 글로벌사업가가 된 김용복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브랜드 이름이 아주 멋집니다. 프랑스어로 예술이라는 뜻이지요? 아르테인터내셔널은 어떤 회사입니까?
명칭 그대로 아르테 니트를 국내에 론칭하고, 해외에 수출도 하는 회사입니다. 아르테는 프랑스어로 예술을 의미하며 20~30대 여성 니트가 없던 1996년에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여성의 삶을 위해'라는 목표로 설립된 회사죠.
짐작은 했습니다만 정호진니트와 자꾸 혼동이 되더군요. 부부가 함께 운영하시니 한 회사가 아닙니까?
저도 한 때 정호진니트 대표로 있었지만 엄격히 말하면 한 회사는 아닙니다. 같은 니트 패션을 생산하지만 주 타겟층이 다르고 컨셉이 다른 만큼 차별화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니트의 편안하고 아름다운 소재의 특성을 살린 아르테 니트웨어는 설립취지와 일치한 아르테 자체브랜드만으로 국내패션업계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지요.
정호진니트를 모태로 설립한 것은 맞군요. 처음 해남에서 올라와 니트 패션사업을 시작하던 때의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 니트는 수편, 기편이라고 해서 이미 붐을 이루었습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보세가공으로 수출도 많이 했죠. 집사람이 패션 쪽에 감각이 뛰어나서 자연스럽게 그쪽 사업을 시작했고 다행히 꾸준히 성장을 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회사규모를 좀 소개해 주시죠.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한 백화점 20군데와 아울렛매장 17개, 그리고 미국 LA, 중국 북경 등에 15개 유통망을 갖고 있습니다. 아르테 매출의 35%는 중국에서 이뤄질 만큼 중국시장개척에 심혈을 기울였고 우리 제품이 중국에서는 최고의 명품으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죠. 앞으로도 각 성도지역을 중심으로 10여개 매장을 더 오픈할 예정입니다.
섬유산업으로 세계를 석권한 중국시장에 깊숙이 진출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군요. 아르테만의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 아닙니까?
아르테의 제품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2006년도부터 자체 부설니트기술연구소를 설립, 끊임없이 새로운 봉재기법을 연구하고, 디자인을 개발한 R&D의 산물이죠. 아르테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 컬러가 던지는 메시지가 그만큼 소비자에게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국내외에 수십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연매출 400억원대면 이미 성공한 사업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사업성공의 비결을 무엇입니까?
글쎄요. 성공했다고 과대 포장하여 알려지는 것 자체를 저는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현실 속에서 꾸준히 정성을 다하는 자세, 그것을 저는 정성무식(精誠無息)이라고 합니다. 정호진니트를 키워갈 때도 '옷은 정성'이라는 진솔한 마음가짐으로 한시도 손에서 니트를 놓아본 적이 없으며 한번 판 옷도 5년간 무상수선을 해주는 등 정성을 다했지요.
한국의류산업협회 부회장으로서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보십니까?
70년대에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기여가 컸던 종목이 섬유산업이었습니다. 소위 외화벌이, 수출증대에 효자종목이었죠. 그 때 보세상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셔츠, 블라우스 등을 수출했는데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어려워지더군요. 섬유산업이 중국에 밀려 더 어려워질 거라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섬유산업의 가능성을 크게 봅니다.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지닌 산업이 섬유산업이죠.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건강을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듯이 건강을 위해 바이오섬유 옷을 입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연섬유에서 바이오섬유로 트랜드가 바뀌고 있는 것을 보면 섬유산업이야말로 영원하다는 생각이 들죠. 한 때 화학섬유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한국이 자연섬유시대엔 원자재가격이 싼 중국이나 호주에 밀렸지만 바이오시대엔 다시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사업가는 이런 트랜드의 변화를 읽을 수 있어야 하지요.
내친김에 그런 통찰의 눈으로 고향 해남의 미래산업전략에 대해서도 말씀 좀 해 주시죠.
해남을 산업적인 시각으로 보면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수도권에 대한 운송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에 산업을 가지고 뭔가 생산해서 팔려고 하면 어렵고, 있는 자연을 잘 보존하여 외지인을 유치하는 관광전략이 맞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문화, 얼마나 문화 인프라가 훌륭합니까? 고산 윤선도 시인을 비롯해서 해남이 자랑하는 문화인맥을 잘 엮으면 충분한 관광자원이 된다고 봅니다.
그러고 보니 회장님은 계간 문예지 '열린 시학'의 발행인이기도 하시군요. 직접 시를 쓰시기도 하나요?
하하, 나는 시를 쓰는 것보다 시 읽기를 좋아하고 시인들, 문학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미약하나마 문예지 발간을 지원하다보니 발행인이 되었네요. 고향 후배 이지엽 교수가 편집주간으로 있어 자연스럽게 인연이 되었는데 매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예지를 통해 청소년들의 정서함양과 독서능력을 기르는 일, 그리고 고향후배들이 잘 커갈 수 있도록 매년 대학투어를 하는 일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접수 진행 중인 제1회 경향 청소년문학대상, 독서논술대상 공모에 후원을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경향 청소년문학대상은 경향신문사와 (사)한국문화예술진흥협회가 주최하는 행사인데 '감성과 이성을 아우르는 어린이·청소년들의 국내 최대 문학축제'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어 후원을 했습니다. 상금액만도 총 5500만 원에 도서 1만5000권이 부상으로 나가고 수상자만도 850명을 배출하게 되지요. 기대가 큽니다.
'영화처럼 아름다운 여성의 삶을 위해' 시작하신 패션사업의 열매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영화 같은 삶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퍽 아름답습니다. 끝으로 고향 해남에 남아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고향엔 초등학교 친구인 임만식, 손정용, 조희석이 살고 있고 고등학교 동창으로 재광 해남군 향우회장인 김재욱과는 늘 연락을 주고 받으며 고향소식을 듣습니다. 해남이 인구를 서울에 빼앗기고, 광주에 빼앗기고 점점 위축돼 가고 있다는데 안타깝지요. 짱뚱어 하나로도 마을을 관광도시로 만드는 일본처럼 해남도 특산물을 앞세워 부가가치를 더 높여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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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보
1949 해남읍 출생 해남동초등학교 해남중·고등학교(18·16회)졸업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AMP수료 중국칭화대학교 경영대학원 AMP 수료 1976 정호진니트 창립 대표이사 역임 1981 명광물산(주)설립 대표이사, 회장 1995 아르테인터내셔널㈜로 상호변경 창립 1997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21개 백화점,
중국 북경, 항주 등지에 직영점 11개 개설 2004 중국 북경 국제의류박람회 참가 2005 스페인 마드리드 국제패션박람회 참가 2007 중국 우시박람회 참가 2008 상하이 프리뷰인 2008패션쇼 참가 2007~2008 재경 해남중고등학교 총 동창회장 역임 현재 한국 의류산업협회 부회장
수상
2008년 제15회 '삼우당패션대상' 글로벌패션부분 수상 2008년 제22회 섬유의날 '동탑 산업훈장' 수상
특허
'의복의 이음매 처리방법' '접이식 주름 형성장치' 등 발명특허 4개 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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