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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통해 사랑 키우고 자연과도 교감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9. 9. 8. 16:04

자전거 통해 사랑 키우고 자연과도 교감
자전거 하이킹 부부 임정환·정경희씨
평일엔 도로, 주말엔 산악 함께 달린다
2009년 09월 04일 (금) 15:06:30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도로를 달리는 이 부부를 보았을 것이다. 붉은 옷에 선글라스 끼고 도로를 달리는 임정환·정경희 자전거하이킹 부부.

이 부부는 언제나 함께 페달을 밟는다. 아침 이른 시간에는 가까운 도로를, 주말에는 산악도로를 달린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최상의 스포츠가 자전거하이킹이라고 말하는 이 부부에게 그 중에서도 산악을 함께 달리는 맛은 그 무엇으로 표현하기 힘든 행복감이다.

부부가 자전거하이킹을 즐기게 된 데는 남편 임씨가 자전거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항해사 출신인 임씨는 전 세계를 항해할 때마다 자전거를 꼭 배에 싣고 다녔다.

그리고 도착한 각 나라의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달린 후 배에 승선하곤 했다. 이때 그는 자전거를 옮기기 편리하게 일일이 분해한 후 다시 조립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고 그 결과 자전거 구조와 생리에 대해 상당한 수준급에 이르게 됐다.

해남에 정착한 후에도 그는 자전거 페달 밟기를 멈추지 않았고 그로인해 해남의 자전거 동호회가 구성되는 등 자전거 붐을 일으켰다.

아내 정씨도 남편을 따라 4년 전부터 본격적인 자전거 마니아가 됐다. 건강이 좋지 않아 시작한 자전거하이킹, 정씨는 자전거를 탄 후 건강도 되찾고 삶의 여유와 풍부한 정서도 무한히 얻었다고 말한다.

아내가 동참하게 되면서 부부는 해남 곳곳 도로와 산악도로 그리고 인근 시군의 아름다운 모든 길을 함께 달리며 자전거를 통해 세상과 만나고 세상과 호흡하고 있다. 그리고 부부간의 문화적 동질성도 키워나간다. 부부가 함께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취미의 공통점을 넘어 정서적인 안정과 공유, 자연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등 무수한 이점이 있다는 이 부부는 주말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산악도로를 꼭 찾는다.

험한 산악도로를 달리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숱한 자연의 소리와 색깔, 그리고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악자전거는 파워이면서도 여유와 정서가 풍부한 운동이라며 모든 부부에게 산악자전거를 권한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도 들을 수 있고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공기 흐름도 감지할 수 있어 그야말로 자전거는 자연과의 소통이자 교감이라고 말하는 이 부부는 작은 부부 모임도 구성했다.

'달려라 M.T.B 여행'이라는 부부 산악자전거 모임은 현재 10여 팀의 부부로 구성돼 월 1회 산악도로를 함께 달린다.

평균 30~40km 속도. 서행하는 차량 속도와 맞먹는다는 자전거하이킹. 산을 오를 때는 있는 힘껏 페달을 밟지만 산을 내려올 때 느끼는 짜릿한 속도감 때문에 산을 더욱 찾게 된다는 이들 부부는 오늘도 해남 곳곳을 자전거로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