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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갈매기섬 해남보도연맹 민간인학살 발굴보고서

희망의 시작 땅끝해남 2008. 11. 18. 15:17

진도 갈매기섬 해남보도연맹 민간인학살 발굴보고서
갈매기섬 민간인 희생자 확인사살됐다
2008년 11월 14일 (금) 11:13:44 박영자 기자 hpakhan@hnews.co.kr

   
 
 

25일간에 걸쳐 진행된 진도갈매기섬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골과 탄피, 신발 등이 수습됐다. 수습된 유물은 충북대 유해발굴 센터로 옮겨져 DNA조사 등을 받게 된다.

 
 
유해발굴 결과 카빈총과 45구경 권총으로 총살
발굴팀, 갈매기섬 인권교육장 활용됐으면 제안

진도 갈매기 섬에서 집단 학살된 해남보도연맹원 유해발굴조사 결과 이들이 카빈총과 45구경 권총 등으로 확인 사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경찰이 보도연맹원들을 진도 무인도로 끌고 간 후 한 줄로 세워 총살했고 다시 확인사살 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해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진도 갈매기 섬 유해발굴을 지휘해온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 유해발굴센터는 지난 7일 현장설명회를 통해 유해와 함께 M1 탄피 15개, 카빈탄피 22개, 45구경 탄피 등이 현장에서 출토됐고 여러 증언들을 종합해 볼 때 경찰이 무기류로 보도연맹원들을 확인 사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사지역 가운데서 불에 탄 뼈들이 집중적으로 출토되었다고 밝혀 당시 경찰이 이들을 사살한 후 섬에 불을 질렀다는 그동안 구전도 뒷받침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내에서는 경찰이 보도연맹원들을 진도 갈매기섬에서 집단학살한 후 철수했다가 섬이 하얀 시신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멀리서까지 보이자 다시 섬에 들어가 불을 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왔었다.  

유해발굴 조사팀은 발굴 유해 중 대부분이 불에 탄 흔적이 있는 뼈대들이고 식별이 가능한 뼈대 수는 총 463점이다고 밝혔다. 이중 확인이 가능한 개체 수는 20구 정도이고 이들은 20~30대 남성으로, 키는 160~170cm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조사팀은 갈매기 섬에서 사망한 숫자는 200~300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굴결과 사망자 수는 50~60명 정도로 추정되고 출토된 유품으로 보아 사망자들은 비교적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무기류와 함께 고무신을 포함한 신발류와 고무줄 혁대, 혁대바클, 거울, 단추 및 안경알 등이 출토됐다. 발굴조사팀은 그러나 유해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가 진행되면 정확한 사망자수와 성별, 나이, 키 등의 특징이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이들의 사회적 신분도 추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해발굴조사팀은 갈매기섬의 유해 매장지를 보존해 국민들의 사회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국가의 정체성과 인권신장을 가르치는 교육시설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안도 제시했다.

진도 구자도리 갈매기 섬에 대한 유해발굴은 정부산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지난 9월 18일부터 11월 9일까지 25일간에 걸쳐 충북대 유해발굴센터에 의해 진행됐다.

이번 유해발굴이 진행된 진도 갈매기섬은 한국전쟁 시기 해남경찰이 부산으로 후퇴하기 전 해남보도연맹원들을 면단위 별로 소집해 무인도인 이곳에서 집단학살한 장소이다.

한편 진도 갈매기섬에서 발굴된 유해는 지난 7일 현장 설명회 이후 해남군청 수성송 앞으로 옮겨와 노제를 지낸 후 충북대로 이송됐다.